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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 나쓰메 소세키

미완성조각 2014. 7. 17. 07:38

 


그 후 - 세계문학전집 87

저자
나쓰메 소세키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2-10-2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색채 감미롭고 강렬한 향기가 담긴...
가격비교

 

1.
서정적이면서도 관념적이다. "마음"도 그랬는데, 그게 나쓰메 소세키 소설의 매력인 듯 하다.

2.
부모님이 부유했다면, 난 아마도 지식인 같은 한량의 삶을 살았을 것 같다. 욕심부리지 않고 적게 벌고 가난하게 살기를 택한다면, 또한 한량으로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가족이 있는 한 그것 또한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어찌되었건 내가 외로워서 가족을 만나게 된 것이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면, 그만큼 인간을 자유롭게 해주는 것도 없지 않을까. 하지만, 유전자는 그렇게 인간을 풀어주지 않을 것이다.

3.
백합의 향기가 궁금하다.

 

4.

운명은 바꿀 수 없지만, 운명을 살아가는 태도는 나에게 달려 있다. 다행인 것은, 나도 나의 운명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눈을 감는 순간에야 알겠지. 그러니, 매 순간을 온 몸으로 느끼며 살아가야 한다. 선택은, 어떤 선택이 옳다고 - 옳다는 표현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생각되지만 - 단정지을 수 없다. 역사에 대한 평가가 시대에 따라 바뀌듯, 선택에 대한 평가도 죽는 순간까지 매 순간 바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하고 걸음을 내딛을 때 무언가 몸으로 부딪히고 느낄 수 있을테다. 속도가 빠를 필요는 없다. 속도 또한 선택의 문제다. 나의 경험과 내가 읽어 온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사실 선택은 우발적이다. 어쩌면 선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것 자체가 문제다.

 

5.

그러나, 무엇을 선택하느냐를 떠나 선택을 위한 고민의 과정은 중요하다. 선택 자체보다는 선택의 과정이 이후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닐까. 다이스케가 히라오카와 미치요를 맺어주었을 때 그는 깊은 고민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을 수 있다. 그로 인해 이후의 그의 삶은 계속 고민만 하고 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가 깊은 고민 끝에 미치요를 다시 선택했을 때, 그는 어떻게든 발버둥을 치게 되었다. 그래서 어쩌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부정적인 암시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6.

또는, 역시 미치요라는 인물이 다이스케 인생의 열쇠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