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2013. 2. 27. 21:58
1.
정독도서관에 가는 길에, 우연히 보게 된 전시.
금호미술관에서 3.17일까지.

2.
미술전 또는 작품의 제목은, 왜 저렇게 붙였는지 이해 안 되는 것이 태반이다.

3.
한층에 두개씩의 방이 있는 4개층에, 8명의 작가가 각 한 방씩 설치미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3층이 가장 흥미로왔고, 시각적으로 아름답다고 느낀 곳은 지하1층이었다.



3층에 전시된, 성기완과 이수경의 작품 "함바집"이다.
오늘 함바집이란 말의 뜻을 처음 알았는데, 공사판에서 인부들을 위해 임시로 만든 식당을 말한다.
함바집을 모티브로 만든 비닐 천막 속에 들어가면, 실제 함바집에서 녹취된 현장의 소리들이 4개의 스피커를 통해 계속 흘러나온다.
그리고 간이의자에 앉아 천장에 매달린 이어폰을 귀에 꽂으면, 인부들, 식당아주머니들의 인터뷰를 들을 수 있다.

4.
성기완씨는 시인이자 밴드 3호선버터플라이의 리더이기도 하다. 3호선버터플라이의 곡 중에 "제주바람20110807"이란 곡이 있다. 두 작품은 연장선상에 있어 보인다. 소리는 때로 눈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여준다.

5.
미술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영역이 넓은 듯 하다. 시각적인 예술이 미술이라 생각했는데, 아니다.

6.
함바집에서 들리는 소음과도 같은 현장음 속에서, 이어폰을 통해 듣는 인터뷰는 구별이 된다. 수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하는 많은 이야기들은 대부분 공중에 흩날릴 뿐이지만, 누군가의 삶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는 것은 흔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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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완성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