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2018. 9. 4. 23:22

“...지금은 다르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혼자 낙오될지 모른다는 걱정, 그래서 자신이 바라는 모습으로 살 수 없을지 모른다는 공포가 사회를 엄습한다. 거리에 만연한 두려움은 행인들의 웃음을 빼앗고 사람들의 인상을 고약하게 만든다. 조금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수준 높은 사회는 불확실성을 최소화시키고 낙오된 자를 돌봐주며 무엇보다 그렇게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은 인생이라는 확신을 주려 애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엔 공포심이 가득하다. 하지만 대부분 굶어죽을 위험에서는 벗어나 있다. 생존에 대한 공포심으로 치자면 단연 최고일 수밖에 없는 광활한 사막을 몇 시간째 지나고 있으니 우리 사회의 고민과 두려움은 아무 것도 아닌 듯 싶다가도, 실제가 없는 존재로부터 느끼는 공포야말로 진정 무서운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기사의 “파리발 서울행 특급열차” 중에서.

Posted by 미완성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