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2025. 7. 9. 20:54

회사 북러닝 프로그램 덕에 읽게 된 책.

 

거시경제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금리"와 "환율"에 대해,

다양한 꼭지를 짤막하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 써 준 책이다.

 

그럼에도...,

읽을 때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덮고 나니 또 모르겠다...

 

난 정말 "돈"하고는 안 친한가 보다...

Posted by 미완성조각
책 읽기2025. 7. 9. 20:50

내가 좋아하고 작품을 찾아서 읽는 몇 안 되는 소설가, 정유정님의 최근작.

 

정유정님의 작품은 <7년의 밤>, <28>, <종의 기원>에 이어 4번째다. 

전작에 비해, 惡에 대한 탐구가 좀 줄어들고, 대신 삶에 대한 고민이 좀더 늘어난 느낌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종의 기원> 외의 작품들은, 주인공들이 삶에 대해 가진 '은근한 치열함'이랄까.., 

이런 건 이번 작품과 비슷했던 것도 같다.

 

다만, <7년의 밤>, <28>에서는 조연인 악인들에 대한 탐구에 분량을 좀더 할애했던 느낌이 있다..

글쎄.., "악인"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지는 모르겠으나.. 작가가 그런 표현을 썼던 것 같지도 않지만..

 

두꺼운 책을 잘 못 읽는데,

정유정 님의 소설은... 재밌다. 재밌어서 두꺼워도 제법 빨리 읽는다.

왜 재밌는 걸까...? 

소재가 매번 신선한데, 신선한 소재 속에서 비범하면서 평범한, 공감이 가는 인간 군상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전직이 간호사셨다고 들었는데..,

일하면서 정말 다양한 인간들을 많이 만나보셨을 거 같다...

 

글을 쓰시길 정말 잘하셨다..

Posted by 미완성조각
책 읽기2025. 6. 7. 09:52

드 디 어.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건, 꽤 오래전 최재천님의 다윈지능이란 책을 읽으면서 였던 것 같다.

책이 두꺼워 엄두를 못냈었는데, 올해부터 아침마다 30분 정도라도 책을 읽기로 하니,

시간은 좀 걸렸지만 읽어낼 수 있었다.

 

책의 핵심 아이디어는 자연선택의 단위가 유전자라는 것, 그리고 개체(인간 1명 등)는 유전자가 자기복제를 통해 생존을 해나가기 위한 기계라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기적"이라는 제목 때문에,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일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책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하게 하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꼭 책을 읽어봤으면 한다.

 

'밈'이라는 것이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주장된 개념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 지구에서는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자기 복제자의 폭정에 반역할 수 있다."

그런가...? ('인간만이 유일하게'와 '반역할 수 있다' 2가지에 모두 제기하는 의문이다..)

 

저자의 또 다른 책 "확장된 표현형"도 읽어봐야겠다.

어릴 땐 인문학 책이 좋았는데, 

나이가 들 수록 자연과학 책이 좋아진다.

왜 그럴까...? 

Posted by 미완성조각
책 읽기2025. 5. 3. 11:47

반 나절 정도만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한국인 부인을 두고 한국학을 오랫동안 강의하고 연구하기도 한 프랑스인이 쓴,

한국인에 대한 관찰을 기술한 책.

 

책 제목의 "경이로운"은,

긍정적으로만 해석되는 경이로움은 아니고,

낯설고 새로운 것을 만났을 때 느끼는 neutral한 경이로움에 가깝다.

 

깊이 있게 연구하고 판단하기 보다는,

이방인의 눈에 경이롭게 다가온 '다름'에 대해,

관찰한 바를 덤덤히 기록한다.

 

깊이 있는 insight를 주는 책은 아니다.

그냥 가볍게, 머리 식히고 싶을 때 읽어볼 만 하다.

 

나에겐, 그랬다.

Posted by 미완성조각
책 읽기2025. 4. 19. 10:52

경제학 레시피에 이어서 장하준 교수의 책을 두권째 읽었다.

자유시장 경제학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장하준 교수의 생각을 좀더 친절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어봐야겠다.

 

대략 80년대 전후로부터 개발도상국들에 반강제적으로 자유시장 정책이 도입된 이후,

정부이 관여했던 그 이전 시기보다 경제성장률이 낮아졌다는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그리고, 그 예를 들어 자유시장 정책이 결코 경제성장에 더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계속 하고 있다.

그 주장을 지지하긴 하지만,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성장이 정체된 것이 꼭 자유시장 정책 때문만일까 싶은 의문은 든다.

정부의 관여가 높았던 이전 시기의 정책이 계속 유지되었다면 경제성장도 계속 활발했을까...?

모르겠다...

 

배운 사람 특유의 지식과 어휘를 활용한 유머 시도가 좀 얄밉다.

부러워서 그런건가...

Posted by 미완성조각
책 읽기2025. 3. 21. 08:36

겨우 끝냈다..

 

방금 책을 덮으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이다.

업무상 필요 때문에 IT 인프라 관련 기초 지식을 공부하려고 책을 구해놓은게 작년 이맘 때쯤인데,

한 달 전쯤에야 읽기 시작했고,

아침마다 졸음과 싸우면서 겨우 끝.냈.다.

 

머리에 남은 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스위치 등등으로 IT 인프라가 이루어진다는 대략의 그림 정도...

 

초보자도 쉽게 접하도록 썼다는 건 알겠는데..,

난 초보자 수준도 안 되고, 용어 하나하나가 너무 생소하니...,

정말 대충 씹지 않고 삼키는 정도로 끝.냈.다.

 

사무실 책상에 꽂아두고,

필요할 때 책의 어디쯤에서 정보를 찾아보면 될 지를 안 정도로 만족하자.

 

수고했다. 인문학도여..

Posted by 미완성조각
책 읽기2025. 2. 25. 08:42

이 책의 한국어판은 영어로 쓴 원작을 저자의 아내가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이 책만 아니라 저자의 그전 여러 저서들도 그런 식이다.

어떻게 그 어려운 작업을 부부가 해낼 수 있는지... 참 금슬이 좋은 부부인 듯 하다.

책 한 권만 쓰고 번역하는 작업을 같이 해도, 싸우다 사이가 틀어지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다..

 

난 사실 요리를 좋아하지도 잘 하지도 못한다. 관심도 많이 없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좋아하나, 미식가는 아니다. 왠만하면 다 맛있으니까..

그래서, 음식과 요리를 가지고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다는게 흥미롭고, 한편으로는 존경스럽다.

거기에 경제학 이야기까지 섞어서..

 

장하준이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 분의 책은 처음 읽어보았다.

생각했던 것 보다 재밌는 - 또는 재밌으려고 노력하시는 - 분인 것 같다.

 

이 책은 음식재료 또는 요리와 경제학 이야기를 연결시킨다는 포맷을 정해놓고 쓰다 보니,

어떤 장(chapter)들은 그 연결이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했고,

좀 집중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었다. 

이 분의 다른 책들을 더 읽어봐야겠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정도를 읽어보고 싶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하고 싶은 부분은 '13장 고추'에서 이야기한 돌봄노동에 대한 이야기다.

돌봄노동에 대해 관점과 관행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

1. 관점: 돌봄노동이 인간 생존과 복지에 얼마나 중요하고 핵심적인 활동인지를 인식해야 하며, 그 가치가 시장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시각을 버려야 하고, 돌봄노동이 여성의 일이라는 생각과도 이별해야 한다.

2. 관행: 남녀 임금 격차를 좁히고, 남성 지배적인 직군에 여성이 더 접근하기 쉽게 하고, 인종 차별과 싸워야 한다.

3. 제도: 양성 모두에게 유급 돌봄휴가를 더 길게 허용, 값싼 보육기회 제공(재직여부 무관), 연금 계산시 '돌봄 노동 크레디트' 도입하거나 더 강화, 돌봄노동의 최저임금 상향 및 노동환경 개선 등

 

경제학 책은 항상 읽을 때는 뭔가 이해를 한 거 같은데, 덮고 나면 모든게 다시 새롭다..

김광석의 노래처럼.. 이제 다시 시작이다..

 

Posted by 미완성조각
책 읽기2025. 2. 8. 15:29

이렇게 직설적인 제목의 인생수업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퇴직하신 직장 선배님이 얼마전 신년 모임에서 선물해 주신 책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의무감에 읽기 시작했다.

 

기대보다 좋았다.

작가가 북유럽 출신이라는 사실과 - 난 북유럽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다... - 인류학자인 작가가 암에서 회복된 후 삶의 의미를 돌아보며 쓴 책이라는 사실을 알고 좀더 열린 마음으로 읽게 되어 그런 듯도 하다.

한글 번역본의 제목을 원제를 따라 "인생의 7가지 의미"라고 했으면 처음부터 좀더 흥미가 끌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박웅현의 "여덟 단어"처럼.. 그 7가지가 뭘까 하는 호기심이 책 제목을 보면서부터 생겼을 것 같은데 말이다. 

박웅현의 책 제목을 예시로 들게 된 건, 이 책을 읽으며 "여덟 단어"와 어떤 면에서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두 책 모두 작가가 인생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키워드로 정리한 방식이 유사하다. "여덟 단어"를 읽은지 시간이 좀 지나서 기억이 가물하지만, 이 책의 7가지 의미는 하나의 시퀀스처럼 이어져 있다는 것이 "여덟 단어"와는 좀 다른 특징이다. 

1장 <관계>에서 '실'이라는 테마가 처음 등장해, 마지막 7장 <실 끊기>까지 이어지는 '실'의 시퀀스를 읽고 나면 인생이라는 여행의 시작과 끝을 백일몽처럼 꾸고 난 느낌도 살짝 든다. 

 

나중의 기억 되살림을 돕기 위해, 각 장의 제목인 인생의 7가지 의미와 각 장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책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어 놓는다. 

 

1. 관계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하려면 권리와 의무가 가득 찬 친밀한 관계가 필요하다. 

* 그 친밀한 관계를 작가는 '실'이라고 칭하며, '실'은 이 책의 서사를 이루는 테마다.

 

2. 결핍

평지를 걷는 것이 좋아도 가끔은 오르막길을 가야 한다. 편한 내리막길을 가려면 힘든 오르막길이 필요하다.

 

3. 꿈

꿈속 세상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아무도 우리의 꿈을 빼앗을 수 없다. 꿈의 가능성은 삶을 견디게 해준다.

 

4. 느린 시간

느림은 규칙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시들어버리는 삶의 근육이다.

* 이 책에서 단 하나의 문장을 기억하라면, 이 문장이다. 올해 나는 느림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아침 1시간을 독서에 할애하기로 했다. 부디 연말까지 지킬 수 있기를...

 

5. 순간

순간이면 충분하다. 아무리 짧은 순간도 충분히 의미 있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삶에 만족할 수 있다.

 

6. 균형

나는 균형의 기술을 통해 세상이라는 바다에서 내 페이스대로 헤엄칠 수 있다.

 

7. 실 끊기

소크라테스는 철학이 죽음을 위한 준비라고 말했다. 죽음은 철학의 능력과 관계없이 좋은 것이어야 한다. 

Posted by 미완성조각
책 읽기2025. 1. 27. 07:54

이 책의 원제는 Humble Inquiry(겸손한 질문)이다. 책을 읽는 동안, 읽고 나서도 며칠 동안은, 한글판 제목을 그냥 "겸손한 질문"으로 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책을 덮고 난 지 일주일이 조금 지난 지금은, 한글판 제목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고쳐 생각하게 되었다. 나도 회사에서 작은 조직의 리더이자 네 식구의 가장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런 리더의 위치에 있을 때 특히 하기 힘든 것이 겸손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단언하거나, 원하는 답을 유도하는 질문을 하지 않고, 순수한 호기심으로 겸손한 질문을 던지는 것. 이런 겸손한 질문이 관계를 만들고, 관계가 우선 만들어져야 함께 힘을 합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요즘의 직장이나 사회 분위기와는 맞아 떨어지지 않는 구시대적 발상으로 보이지만, 시대를 초월해 새겨 들을 만한 주장이라고 보여진다. 단언을 잘 하는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 수레는 요란하나 그닥 대단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말이다. 

 

기억해 두고 싶어 띠지를 붙여놓은 문장 하나. 

"우리는 보이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우리에게 보이는 것이다."

Posted by 미완성조각
책 읽기2025. 1. 12. 19:49

"난 부럽지가 않아"

 

이 책의 본문 마지막 장(章) 마지막 단락의 제목이다. 저자는 神界에 있는 수학자들을 부러워하는 것을 감추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부러워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주어진 삶을 자신의 의지대로 살겠다는 다짐(?)으로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때마침 이 책을 다 읽어갈 즈음, 아침마다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신청한 신청곡이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 였다. 그 날 신청곡의 주제는 새해가 되면서 떠나보내고 싶은 것들과 관련된 노래였다. 연말에 먼저 승진하는 동기들을 보면서, 이미 그렇게 될 걸 충분히 예측하고 있었음에도, 부러워하는 마음이 생겼었다. 그래서, 부러워하는 마음을 떨쳐버리고 살자는 다짐으로 노래를 신청했는데, 막상 라디오에서 그 노래를 듣다 보니, 장기하 조차도 사실은 부러운데 부러워하는 마음을 애써 감추려 노력하는 듯이 들렸다. 

 

그래, 부러워하는 마음이 생기는 걸 어쩌겠나. 저 똑똑하고 글 잘 쓰는 유시민 작가도 부러워하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데. 그것이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이 아니겠나. 그 부러워하는 마음 때문에 경쟁에서 살아남으려 애쓰고, 그러면서 생존해 온 것이겠지.. 다만, 부러워하는 마음에 내 자아가 잠식될 정도가 되지는 말자.. 부러워하는 마음이 좀 들더라도.., 나를 사랑하는 마음 또한 잃어버리지 말자.. 뭐, 이 정도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면 어떨까 싶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그 외에 이 책에서 소개된 과학 교양서들을 좀더 읽어보고 싶다. 올해는 매일 아침 독서 시간을 확보하기로 했으니,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과학은 알면 알수록 흥미롭다.

Posted by 미완성조각